스테반의 순교

스테반의 순교

명화로 만나는 성경

제목: The Martyrdom of St. Stephen ( 스테반의 순교)
제작년도: 1616-17
작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년 6월 28일 ~ 1640년 5월 30일)
유화: 172.05” X 109.45”
소장: 개인


박은성 담임목사님께서 이끌고 있는 “사도를 따르는 길”, 능력의 수교기도회 제 2기가 진행 중인데요, 7월 4일부터 스데반의 순교가 시작되었기에 이번에는 이를 주제로한 명화를 골라 보았습니다.

스데반(이름의 뜻: 면류관)은 초대교회 형제들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듣는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믿음과 성령,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큰 기사와 표적을 행하였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행6: 5, 8). 헬라파 유대인이었던 스데반은 헬라문화권에 살다가 예루살렘으로 이주하여 온 유대인들이 세운 회당을 돌며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다가 몇달전 예수님을 미워하여 사형시켰던 대제사장 가야바와 청년 사울, 그리고 군중들에 의하여 돌에 맞아 순교하게 됩니다.

사도행전 7:54 – 60. 스데반의 순교

54그들은 이 말을 듣고 격분해서, 스데반에게 이를 갈았다. 55그런데 스데반이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쳐다보니, 하나님의 영광이 보이고, 예수께서 하나님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였다. 56그래서 그는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하나님의 오른쪽에 인자가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57사람들은 귀를 막고, 큰 소리를 지르고서, 일제히 스데반에게 달려들어, 58그를 성 바깥으로 끌어내서 돌로 쳤다. 증인들은 옷을 벗어서, 사울이라는 청년의 발 앞에 두었다. 59사람들이 스데반을 돌로 칠 때에, 스데반은 “주 예수님, 내 영혼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60그리고 무릎을 꿇고서 큰 소리로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하고 외쳤다. 이 말을 하고 스데반은 잠들었다.

 

작품 상단에는 스데반에게만 보여진 하늘문이 열린 장면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 우편에 서신 예수님, 그리고 면류관을 전달하려 내려 오는 천사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행 7: 55-56). 작품 아래 쪽은 우리들에게만 보이는 현실 세상입니다. 이성을 잃어버린 군중들이 큰소리를 지르며 스데반의 증언에 귀를 막고 (행7:57) 일심으로 그에게 달려들어 성밖에 내치고 옷을 벗어 사울이라하는 청년의 발앞에 두고 돌을 찾아 들고 있는 순간이 묘사되고 있습니다(행 7:57-58).

그러나 이 와중에 하나님의 영광을 목격하고 있는 스데반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과 쏙 빼 닮았습니다. 빛나는 얼굴로 천상을 바라보며 곧 자기 머리에 씌여 질 면류관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기를 향하여 죽이고자 작정하고 달려드는 군중들의 짓거리도 영원한 생명과 면류관을 얻게 될 그에게는 아무런 두려움도 힘도 발휘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는 하나님의 지혜와 성령의 힘으로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행7:60)라는 기도를 드리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궁휼함, 여유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군중들은 바로 자기들의 머리 위와 스데반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교감을 알지도, 깨닫지도, 바라 보지도 못합니다. 이 세상일에 빠져서 말이지요. 그들의 시선은 이 세상에만 있습니다. 돌로 치고자 마음먹은 자들은 모두들 웃통을 벗어 사울 앞에 던졌군요. 두번 다시 생각 해 볼 것도 없이 누구보다 큰돌을 찾아서 누구보다 빨리 던지는 경쟁에 미쳐있습니다. 그들은 그들이 하는 일에 자랑까지 하고 싶어서 옷을 벗어 증인이 되기를 자원하고 있습니다. 피에 굶주린 짐승의 모습입니다. 악마의 힘에 휘둘리고 있는 순간입니다. 말 그대로 “악마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사울은 냉철한 이성을 갖춘 바리새답게 돌을 던지는 일에까지는 끼어들지 않겠다는 심산이네요. 그러나 스데반의 얼굴을 주시하고는 있습니다. 진정으로 참 하나님을 찾고자 하던 사울이 스데반에게서 풍기는 진정한 샬롬에 대하여 자극을 받고 있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진실로 진실로 하나님을 찾고자하는 사울의 심정을 하나님은 알고 계셨으니까요. 그리고 그 진심을 보시고 크게 사용하셨지요.

이 북새통에 왼쪽편에 두 사람이 하늘에 시선을 향하고 있네요. 하나는 제사장같고, 다른 하나는 로마 군병같습니다. 그들 눈에도 하늘 문이 열린 것은 보이나 봅니다.

이 작품은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합니다. 나의 존재는 지금 이 그림 속 어디에 속해 있을까? 하나님의 은혜과 지혜로 천사의 얼굴을 한 스데반에 속해 있는가? 악마에게 홀려서 하나님을 외면한 채 경쟁과 아귀다툼, 미움과 모략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군중들과 함께 하는가? 혹은, 사울처럼 진실을 추구하나 끝없이 솟구치는 의심으로 번뇌하며 살아가는 중인가? 겉으로는 번지르한 교인이고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나, 실상은 기회에 따라 세상 이익과 나의 영예와 쾌락을 위하여 진실도 외면하는 제사장? 혹은 무조건 힘에는 승복하며 종노릇하는 로마 군인에 속하나?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는 르네쌍스시대를 벗어난 17-18세기의 바로크 시대의 대표 화가입니다. 바로크는 미술뿐 아니라, 음악, 건축등 예술적 표현 양식에 두루 나타났던 사조인데요, 미술작품에서는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표현, 빛과 어둠이 극적인 대비를 표현하는게 특징입니다. 타고난 천재성과 여기에 더하여 예술에 대한 열정, 그리고 사교성이 뛰어난 루벤스는 유럽 전역에 거쳐 미술계의 후원자들이었던 귀족들과 친분을 쌓아 나가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하여 많은 작품을 탄생했을 뿐 아니라, 비지니스 감각도 뛰어나 당시 유럽 전체에서 잘나가는 화실을 운영하며 후진 양성과 작품수집으로 부를 누렸고, 외교관 활동으로 인한 공을 인정받아 영국과 스페인으로부터 작위를 부여받는 명예까지 거머 쥐었던 당대의 스타였다고 합니다. 아직도 그의 족적은 서양미술사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로마 캐톨린 대성장 제단 위에 올려지는 성화를 주문 받아 많은 작품을 제작하였는데, 힘있는 예수님, 성모마리아, 성인들의 모습을 담은 “Last Judgement (1616)”, “Christ on the Cross(1620)”, “Descent from the Cross”, “The Raising of the Cross” 등, 유명합니다. 그는 성화 뿐 아니라 풍경화, 인물화도 많이 남겼습니다.

박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