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은혜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고전 15:10)

행복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 가에 달려있다. 세상적인 성공은 불의와 거짓말과 또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고, 밟고 일어서서 성공한 삶이다. 행복한 삶이라 말하고 있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행복은 고난을 통과하고 수고한 후에 안식하는 것을 행복이라 하신다.

한국에서 재산을 정리하고 미국에 왔지만, 남편과 나는 별다른 기술이 없었고 미국에 오면 자연히 잘살게 되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어리석고 허황된 생각이었는지, 막연한 미래는 곧 하나님의 연단의 시작일 줄이야…

LA에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UCLA 대학교 근처에서 경험도 전혀 없는 샌드위치 가게를 시작하였다.  한국에서 가져온 돈의 일부는 영주권 취득과 아이들의 대학교 학비, 자동차 3대 구입, APT 렌트비 등등 순식간에 없어지고, 시작한 가게는 나머지 일부의 돈과 은행에서 loan을 받고 한국의 형제들에게 빌려서 시작하였다.

대학교 근처라 당연히 장사가 잘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몇몇 큰 곳과 이름 있는 곳 빼고는 나머지 가게들은 모두 들러리 서는 것밖에 되지 않아 시작부터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전 주인의 감언이설과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시작을 했지만, 기대했던 매상과는 반대로, 반의반도 되지 않아 우리 부부는 매일 다툼으로 서로를 탓하기에 바빴으며, 정말 내일 일을 알지 못해 걱정과 근심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가게 렌트 계약도 5년 기간을 두었고 그 전에 나가면 Penalty를 물어야 했기에 적자투성이지만 할 수 없이 빚을 쌓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brown wooden stairs between green trees during daytime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이 우리의 교만과 물질에 의지하는 것을 흩으시는 하나님의 손길이었으며, 한편으로는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도록 고난을 통하여 영생의 복을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었던 것이었다.

조여 오는 압박감 속에 불현듯 하나님께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새벽 기도를 다니기 시작했다. 뜨뜻미지근한 신앙으로 주일 성수만 간신히 드렸던 나를 하나님의 손길로 다루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가진 것이 없고 아무것도 드릴 수 없는 그 상황에 새벽 시간을 드리겠노라 서원하며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새벽 예배를 다니며 말씀 듣고 기도하는 중에 성령님께서 나의 인생을 돌아보며 나의 죄를 보게 하셨다.

얼마나 많은 죄를 죄인 줄도 모르고 행하였는지, 회개의 영이 임하여 끝도 없이 이어지는 나의 죄가 추하여 날마다 울며 회개를 해도 끝이 없었다. 존귀에 처했으나 깨닫지 못하고 멸망하는 짐승같이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과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권리를 팔았던 “에서”…  죄인 중의 괴수는 다름 아닌 곧 나의 모습이었다.

날마다 용서를 구하고 울부짖을 때 긍휼의 하나님은 성령의 뜨거운 불로 성령 체험의 은혜를 받게 하셨으며 방언의 은사도 선물로 주셨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말씀의 음성으로 내 죄가 깨끗하게 되었다고 하시며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이와 같이 헛되이 내게로 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기뻐하는 뜻을 이루며 내가 보낸 일에 형통함이니라” (사 55:11) 약속의 말씀도 분명히 주셨다. 또한, “물 가에 심어진 나무가 그 뿌리를 강변에 뻗치고 더위가 올지라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그 잎이 청청하며, 가무는 해에도 걱정이 없고 결실이 그치지 아니함 같으리라” (렘 17:8) 하심 같이, 인생의 추위와 더위 또 가뭄에도 걱정이 없도록 채워 주신다고 말씀하셨다.

이 약속의 말씀으로 인해 나는 세상 것을 다 팔아 밭에 감추인 보화를 사는 농부의 심정이 되었고, 내 영혼이 소생되어지며 어떤 상황에서도 인내하며 절제하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넉넉히 이길 수 있는 담대함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주님은 시장하셔서 무화과나무 가까이에 오셔서 무엇이 있을까 하셨지만, 잎사귀만 무성하고, 푸르지만 열매가 없는 것을 보시고 진노하시며 뿌리부터 말라 죽게 하셨다. 뿌리가 되는 하나님의 말씀이 없이는 나무가 자랄 수 없고 또한 아는 것에 그치면 열매는 없고 잎사귀만 무성한 저주받는 나무가 될 뿐이다. 말씀을 행하며 힘을 다해 열매를 만들어 주님께서 열매를 찾으실 때 드려야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아파트 4층 꼭대기에 살던 나는 베란다에 비둘기가 알을 낳고 품고 있는 것을 보았다. 비가 몹시 오는 어느 날, 베란다의 하수구로 물이 내려가는 속도보다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빠른 것을 보았다. 그럼에도 지푸라기로 얼기설기 만든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비둘기는 둥지가 젖어 옴에도 꼼짝하지 않고 여전히 알을 품고 있었다.

밤 12시까지 그 모습을 보다가 나도 어쩌지 못해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 부리나케 베란다로 가 보았다. 베란다에는 젖어 있는 빈 둥지만 남아있고, 알과 함께 비둘기는 그 비 오는 밤중에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알을 품은 어미가 그 알을 물고 안전한 곳으로 갔을 거라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음성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찮은 미물도 위험이 닥치면 피할 길을 주는데 하물며 내가 사랑하는 너 일까 보냐” 나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목 놓아 울고 있었다.

그즈음 날마다 빚이 쌓여만 가고 있어, 불리한 조건이지만 부동산에 가게를 내놓고 있었다. 세 군데나 내놓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지만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설혹 계약한 사람도 다음 날 해약하며 우리를 낙심시키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이 모든 상황을 아실 텐데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기도할 때 내 욕심을 버릴 것을 말씀하셨다. 그럼 이제 이 가게 매매 금액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닌 구입하는 사람이 정하는 가격에 팔겠다고 말씀드렸다.

이틀 후 여자 손님 두 명이 들어와 음식을 시키며 우리 가게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이런 가게를 찾으러 다닌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부동산에 우리 가게를 내놓은지도 모르고 이 근처를 매일 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대화 중에 그들이 말하는 금액이 우리가 내놓은 금액과 일치하는 것이 아닌가! 오! 하나님 할렐루야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부동산이 아닌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손님이었던 것이다. 다음날 계약하겠다며 절대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며 갔고 전광석화같이 순식간에 가게가 정리되었다. 매매 금액의 반은 penalty로 나가고 은행 loan을 갚고 나니 우리에게 남은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파산하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할 정도였고, 그동안 생활하며 지은 빚은 경제적인 자유와는 너무 먼, 생활과 마음의 어려움으로 남아 있었다.

bee perched sunflower

그러나 “내가 전에 너희에게 보낸 큰 군대 곧 메뚜기와 느치와 황충과 팥중이가 먹은 햇수대로 너희에게 갚아 주리니, 너희는 먹되 풍족히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행하신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찬송할 것이라” (욜2:25, 26) 말씀하시며 우리가 빼앗긴  것도 도로 주신다고 하였다.

이런 고난 중에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며 교회 일에 열심으로 헌신하였다. 찬양대로, 전도로, 봉사로…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하였더니 하나님은 우리의 환경 속에서 그 대가를 지불하여 주시고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하여 주시며 회복시켜 주셨다.

인생에서 넘어짐은 고난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넘어지지 않으면 땅에 있는 보물을 보지 못하고 지나갈까 봐 넘어지게 하신다. 하늘에 있는 보물을 땅에 떨어뜨리고 우리가 넘어진 자리에서 주워 갖고 일어서기를 바라신다. 이제 우리는 천국의 영생의 보물을 주워서 일어섰으며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는 진리를 터득했다. 아니,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을 하나님으로 선택한 것이다.

세상에는 딱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은혜로 사는 자와 은혜받지 못한 자”. 하나님은 구하는 자에게 은혜를 물 붓듯이 부어주신다. 은혜를 구하지 않아 받지 못하는 억울함이 없도록 은혜로 사는 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로 빚더미의 눌림도 눈 녹듯이 사라졌고, 손이 수고하는 대로 대가를 얻게 하는 일도 주셨다. 그리고 세상에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하나님 나라의 모든 것을 가진 부요한 자로 만들어 주셨다. 이 모든 것은 오직 하나님! 하나님의 은혜일 뿐이다.

고혜실 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