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교를 앞둔 딸에게 너의 하나님을 신뢰하길 바라며…

입교를 앞둔 딸에게 너의 하나님을 신뢰하길 바라며…

사랑하는 큰딸 하린이에게..

2006년 4월..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보내주신 귀한 첫딸 하린이.

네가 태어나던 날을 엄마는 잊지 못한단다. 엄마 아빠 결혼 후 가장 아름다웠던 그날.. 혼자서 잘 먹고 잘 잤던 순한 아이.. 웃는 미소가 예뻤던 아이.. 엄마의 가계부를 보고 저금통에 모아둔 돈을 엄마의 책상에 몰래 올려두던 아이.. 동생들이 엄마에게 혼나면 맘이 아프다고 안고 데려가 달래던 아이…

5살 무렵 ADHD 진단을 받고 테라피 받는 동안 차 안에서 기다리는 엄마와 두 동생들을 위해 늘 “미안하다고 내가 빨리 좋아져야 한다”라고 말하던 속 깊은 아이..

몇 년 동안 계속된 치료를 통해 하나님께서 너와 우리 가정을 얼마나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게 해 준 고마운 아이.. 그 속에서  감사의 기도가 넘쳐 났던 아이..

그런 너는 엄마 아빠에겐 너의 이름처럼 “하늘에서 내린 아이”였단다.

그러던 네가 중학교를 가더니 말수가 부쩍 줄어들더구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학교 가는 너의 뒷모습 보면서 그저 사춘기라서,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단다. 어느 날 저녁.. 네가 그 질문을 던지기 전까지는 말이지.

그날도 입맛이 없다는 널 위해 이런저런 요리를 만들고 어떻게 하면 한입 더 먹게 할까? 널 기분 좋게 할까? 그 생각뿐이었단다.

조용히 식탁에 앉아 창문을 바라보던 너의  한마디.

“ 엄마.. 여기서 뛰어내리면 죽을까요?”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창문 밖을 멍하니 쳐다보는 너의 눈빛에서 엄마는 무서움을 느꼈단다. 부쩍 적어진 말수도 무표정했던 표정도 사춘기 때문이 아니었다. 검사를 통해 알게 된 너의 청소년 우울증.

우리는 ADHD테라피의 경험이 많으니 이번에도 기도하며 테라피 받으면서 치료하면 될 줄 알았단다.

하지만 청소년이 된 너를 치료받자고 설득하는 건 쉽지 않았고, 완강한 너의 마음은 끝까지 움직이지 않았단다.

예약 당일날까지 널 설득하지 못하자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었단다.

학교 앞 차 안에서 하나님께 울며

“하나님 제발 하린이의 마음을 돌려주세요. 제가 설득 못한다면 하나님 우릴 도울 수 있는 사람을 보내주세요.” 울부짖었다.

한참을 울고 있는 엄마에게 퇴근하던 선생님들이 다가와 도와줄 것 없냐고 물었다. 영어도 잘 못하는 엄마는 떠듬떠듬 너의 상황을 전했단다. 모두들 눈빛으로 엄마에게 위로를 전하더구나. 그때  멀리서 하교 후 걸어오는 널 향해 갑자기 선생님들이 뛰기 시작했다. 너에게 인사를 조심스레 건네며 너를 위로하고 공감하고 한참 동안 너를 설득해 주는 그들의 모습에서 엄마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엄마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이 보내주신 사람들임을 알 수 있었단다.  한참을 이야기 듣던 네가 “한번 가볼게요”라고 말하자 우리 모두는 너무 기쁘고 감사했단다.

상담을 받으며 치료를 받으면 곧 좋아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더욱더 깊은 터널로 들어가서 나오지 못하는 널 보며 엄마의 감사는 사라지고 다시 불안함이 찾아왔단다. 매일 저녁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이는 네가 혹시 나쁜 마음을 먹지 않을까? 밤을 새 가며 방문 앞에서 널 몰래 지켰단다. 학교를 보내 놓고 혹시 학교에서 사고가 생기진 않았을까? 걱정하며 전화기를 손에서 놓은 일이 없었단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희망은 절망으로, 감사는 원망으로 결국 기도하며 널 지키겠다는 결심은 무너져 내렸고 기도와 말씀을 멀리한 그 순간부터 엄마의 삶은 지옥이 되었단다.

얼마나 그렇게 지났을까? 어느 날 널 기다리며 차 청소를 하고 있는데 뒷좌석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성경책이 눈에 들어왔단다. 매일 같은 위치에 있던 성경이 그날 따라 펼치고 싶어 졌다. 픽업 시간까지 남은 30분 동안 ‘그래 성경이라도 다시 읽어보자’하고 시편을  펼쳤다. (엄마가 말했지? 성경은 폈다 하면 잠언 아니면 시편이라고 ^^)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신뢰하라 그러면 견고히 서리라 그의 선지자들을 신뢰하라 그리하면 형통하리라 하고”(시편 46:10)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하나님은 엄마에게 아주 콕! 집어서 이야기해주셨단다. 엄마가 정신이 확 들게 말이지. 엄마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도 부탁은 열심히 하면서 하나님을 100% 신뢰하지 못하는 잘못을 저지른 엄마에게 하나님은 단 한절의 말씀으로 정신을 차리게 하셨단다.

어리석은 어미가 하나님을 밀어낸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너와 나를 지키고 계셨단다. 너의 우울증을 통해 하나님은 엄마의 제일 부족한 부분을 다시 경험하게 하시고 깨닫고 고치게 하셨단다. 우울증을 통해 너를 많이 더 이해하게 됐고 너의 인생에 욕심을 내던 엄마에게 하나님은 너의 삶이 엄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셨지.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닌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임을 깨닫게 되었단다. 그리고 다시 주님 곁으로 돌아선 그 순간 기도와 말씀 안에서 너는 놀라운 속도로 회복하고 있었고 일 년이  지난 어느 날..

학교에서 걸어오며 보여준 환한 미소로 넌 또 하나의 기도 응답과 감사가 되었단다.

사랑하는 하린아! 진심으로 입교를 축하한다. 너는 아직은 하나님을 깊이 만나지 못했다며 걱정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단다.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

매일 저녁 8시 목사님과 만남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게 하신 마음도 다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이라 믿는다. 네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15살 지금까지 너의 삶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았던 적은 없었단다. 그러니 하나님이 계획하신 적당한 때에 너를 깊이 만나 주실 거야.

언제든 그분의 사랑을 믿고 신뢰하거라. 걱정과 두려움이 앞설 때 지금까지 널 곁에서 지켜주는 하나님을 기억하기 바란다.

너를 많은 어려움에서 건져내신 도움의 하나님을..

엄마가 멀리했을 때 기다려 주신 인내의 하나님을..

그런 엄마를 용서하신 은혜의 하나님이 곧 너의 하나님이시란다.

엄마가 너의 이야기를 써도 괜찮겠냐 물었을 때 괜찮다고.. 너의 삶이 부끄럽지 않다고 말하는 마음을 갖게 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부모의 욕심이.. 세상의 기준이.. 너의 행복과 하나님의 계획하심 보다 앞서지 않기를 기도하며 너를 많이 사랑하고 축복한다.

2021년 따뜻한 5월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신지영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