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지금은 참 어려운 때다.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고 사업체를 잃고 많은 사업이 도산하며 긴 역사를 자랑하던 회사가 문을 닫는다. 천재로, 경제난으로, 많은 사람이 전재 산을 잃어 버린다. 홍수이건 지진이건 자기잘못이건 남의 잘못이건 욕심이 없었건 부지런 했건 게을렀건 착실했건 불성실했건 실패하고 도산하고 상실하고 있다.
“일하는 자가 그 수고로 말미암아 무슨 이익이 있으 랴 (전도서 3:9)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 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전도서 3:6) 이것이 세상이라고 성서는 가르쳐 준다.
사람은 어떠한가? 사람도 세상과 함께 춤을 춘다. 안방 규수같이 온몸을 치마로 단정히 감싸는 때가 있는가 하면 춤추는 여자처럼 천하게 몸을 드러내며 춤 을 출 때가 있다. 교양 있듯이 남을 칭찬하는 때가 있 는가 하면 같은 입으로 아물기 힘든 상처를 내며 헐뜯 는 때가 있다. 천사같이 찬송을 부를 때가 있는가 하면 그 입으로 악마같이 욕설을 퍼부을 때가 있다. 남편도 아내도 사랑할 때가 있으며 미워 할 때가 있다. 영광을 얻을 때가 있으며 욕을 당할 때가 있다. “죽일 때가 있고 치료 시킬 때가 있으며 할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 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전도서 3:3,4) 이것이 사 람의 모습이라고 성서는 가르친다.
때는 모든 것을 구별해 낸다. 어려울 때에 참 친구와 세상 친구가 구별된다. 있을 때의 나와 없을 때의 내가 다르다. 편안할 때의 내 믿 음과 어려울 때의 내 믿음이 다르다. 참 믿음과 흉내 내던 믿음이 구별된다. 기도할 때의 내 믿음과 일할 때의 내 믿음이 다르다. 이익을 볼 때는 너그러운듯이 보이나 손해를 볼 때는 상대를 할퀸다. 부할 때에는 반가와 하던 사람이 멀리한다. 때는 요술지팡이처럼 모든 것을 쉽게 변화시킨다.
그런데 여기, 때와 상관없이 세상과 춤을 추지 않는 흰 옷을 입고 다니는 성도들이 있다. 그들은 때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그들은 때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영혼의 구원으로 인하여 기뻐하며, 사랑없음을 인하여 안타까워 하며, 불쌍한 영혼을 보 고 기도하며 환란 때에도 기뻐하며 범사에 감사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한다. 그들은 때를 초월하여 살고 있다. 그들은 이미 영원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 성도들을 내 눈으로 분명히 보면서 나도 그 흰 옷 을 입고 싶다고 기도한다.
변하는 사람들, 변치 않는 성도들이 교회라는 한 밭 에 있다.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어라.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들에게 말하기를 가라지는 먼저 거두어 불사르게 단으로 묵고 곡식은 모아 곳간에 넣 으라 하리라.”(마태 13:30 ) 주님의 말씀이 귀를 때 린다. 아직도 흰 옷을 입지 못한 나는 마지막 때가 두려워서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시록 22:30) 이 가장 하고 싶은 기도를 오늘도 뒤로 미룬다.
이은희 권사
한마음 46호 (1993년 11월) 53페이지에 실렸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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