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강도를 위한 기도

처음 만난 강도를 위한 기도

수년 전 겪었던 일이었다.

남의 일처럼 말로만 듣던 노상강도를 내가 만났다.
내 사업장인 식당 바로 앞길에서 말이다.

그날은 내 고교 동창들이 내가 운영하는 식당에 모여 같이 식사하며 환담을 나누기로 한 날이었다.
이 친구들은 장을 보러 갔던 나를 기다리며 점심 식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필 돌아온 그때 내가 강도를 만난 것이다.

내 사업장은 주로 히스패닉 손님들이 많은데 흑인 세 명이 저쪽에서 식당으로 들어오는 것 같아서 약간은 의아하며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그들과 동시에 입구 근처에 도착한 순간 난 갑자기 날아온 주먹에 턱을 맞고 별을 맛보며 나가떨어졌다. 그리고 그들 셋은 사정없이 내 얼굴을 짓밟으며 때리며 내가 어깨에 매고 있던 가방을 빼앗으려 기를 썼다. 난 가방을 빼앗기지 않으려 가슴 품에 안고 끝까지 버텼다. 순간적으로 당하니 그 짧은 십여 초가 참 길게 느껴졌다.

난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 소릴 듣고 내 동창들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러자 그들은 저 앞에 미리 준비해둔 차량으로 튀어 차를 타고 도주했다. 내가 평상시 가방을 어깨에 메고 다닌 것이 이미 타겟이 된 것을 그 후에 알았다. (그 후론 가방을 매고 다니지 않게 습관이 되었지만…)
다행히 가방을 빼앗기진 않았다. 그 속엔 약간의 돈과 체크북과 책 등이 들어있었다.

난 입술이 터지고 얼굴이 붓고 눈탱이가 밤탱이가 됐다. 친구가 즉시 경찰을 불렀고, 차량을 목격한 보행자가 차량번호를 봤다고 했다.
친구들은 정말 황당하다며 눈앞에서 친구가 강도를 당하는 상황을 목격했기에 어이가 없어 하고 있었다. 교회 장로인 친구도 순간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친구들이 내 얼굴을 닦아주고 옷의 흙먼지를 털어주고 있을 때 경찰들이 도착했다.
경찰들과 리포트를 작성하려고 얘기를 막 나누기 시작할 그 순간에 내 핸드폰에 전화가 걸려 왔다.

한국에서 나의 하나뿐인 형이 전화가 온 것이다.
특별한 일은 아니고 안부 전화였다. 타이밍이 참 묘하다고 생각이 들며 불과 조금전 강도 만난 얘기를 했다. 난 나름대로 형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었었다.
그런데 내 말을 다 들은 형이 느닷없이 “너 지금 혼자 들어가서 기도할 데 있니?”라고 묻는 것이었다.
그래서 난 “네, 가게에 조그만 사무실이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나이 차이가 20년이 넘어서 존댓말을 함)
형은 당장 들어가서 그 강도친구들의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하라고 했다. 순간 난 열 받았다. 동생을 먼저 생각해서 많이 다치지 않았냐고 먼저 물어볼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친구들을 위해 기도부터 하라고 하니 말이다.

그래도 아버지 같은 형이라서 순종하는 맘으로 방으로 들어가 그들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억울한 마음과 속상함이 없어지고 그 친구들을 위해 정말 진심으로 기도하게 되었다.
“성령님, 저 친구들이 죄에서 돌이켜 사랑받는 영혼이 되게 해 주세요. 저 친구들도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영혼이잖아요. 꼭 변화되게 해 주세요!”

기도하고 나니 매 맞은 온 몸이 나른해지며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며 미소도 찾을 수 있었다. 방에서 나온 나의 평안한 얼굴을 보고는 친구들도 경찰들도 의아해하며 날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쟤 왜 웃는 거야? 하며…

경찰은 내게 물었다. 잃어버린 것이 없어 다행이지만 폭행을 당했으니 그들을 수배해 체포를 진행하랴, 아니면 당신이 그들을 용서하겠느냐고…
내가 가방을 지킴으로 절도죄는 해당이 안 되는 것이었다. 참 다행이었다.
난 당연히 후자를 택할 수 있었다.
그들을 용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친구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친구들의 얼굴에 알 수 없는 환희가 서려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자 친구 중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 야, 오늘 두영이 새로운 생일이다. 다같이 점심 맛있게 먹자. 왕창 시켜..!”

지금도 간혹 친구들이 얘기한다.
“그 강도친구들 변화되어 잘살고 있겠지?”
“믿음은 산도 옮긴다잖아..!”
“우리가 그렇게 믿는데 하나님께서 안 하시겠냐?”

성령께서 함께하심을 믿는 한 우리들 삶은 즐겁고 기쁘기만 하다!!

최두영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