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야 삽니다
저는 바닷가가 그리 멀지 않은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여름이면 친구들과 바다에 가서 물놀이도 하고 조개도 잡고 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동네 아이들 대부분이 누가 수영을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물에서 놀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파도에 밀려 발이 닿질 않는 정도의 깊이에 빠졌을 때입니다. 그때 수영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판가름이 납니다.
한번은 먼 바다에 다이빙할 수 있는 곳까지 튜브를 타고 갔다가 물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물을 먹으며 물 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저는 제가 수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당황을 하고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니 살려고 허우적거릴수록 가라앉았습니다. 다행히 사촌 형의 도움으로 살았지만,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에 얕은 물에서 수영을 제대로 배웠습니다. 그런데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바로 몸에 힘을 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몸에 힘을 빼니 그것도 소금물인 바다에서는 더욱 잘 떴습니다. 그렇게 뜨는 것을 경험하게 되고 거기에 수영 법을 익히고 지금은 물에서 아주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에 빠지면 당황하지 말고 최대한 힘을 빼고 편하게 누워야 합니다. 억지로 움직이려고 하면 몸에 힘이 들어가 몸은 점점 더 가라앉게 되고 힘은 빠져 극단적인 상황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누운 채로 몸에 있는 힘을 빼고 호흡하면 몸이 저절로 뜹니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손을 움직이면 수영을 못하는 초보자들도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경험을 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물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을 알게 됩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믿음의 삶이란 주님께 내어 맡기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해보겠다고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책임지시고 인도하여 주실 것을 믿으며 나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인생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염려와 근심을 주님께 내어 맡기는 것으로 주님을 향한 소망을 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분께 삶을 내어 맡길 때 더 깊은 물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 같은 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과 염려를 포함하여 모든 것을 맡겨드리는 것이 하나님이 일하시기 위한 첫 번째 단계임을 기억하시고 주님께 온전히 맡기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주님이 일하심을 경험하시는 여러분 되시기를 바랍니다.
금병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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