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브람스

브람스의 합창음악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브람스의 종교음악은 독일 낭만 시대의 스타일과 그가 존경했던 바흐, 또 르네상스 시대의 무반주 음악의 영향도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곡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작품번호 74번 Warum ist das Licht gegeben의 첫 악장의 가사와 연관된 해석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브람스는 1833년 독일 Hamburg에서 태어났으며 베이스 연주자였던 아버지에게 처음 음악 교육을 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피아노 레슨과 작곡을 공부했고, 특히 독일 민속음악과 헝가리 집시 음악 편곡에 많은 흥미를 보였습니다. 브람스는 특히 르네상스와 바로크시대 음악에 관심을 보였는데, 독일 합창음악에서 (특히 교회음악) 큰 뿌리를 이루는 두 작곡가인 Heinrich Schultz와 J. S. Bach의 음악을 깊이 있게 공부하였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합창 작품으로는 German Requiem, Alto Rhapsody, Nanie, 외 여러 작품이 있습니다.

브람스의 합창음악은 낭만 시대의 특유의 화성 진행과 풍부한 감정표현이 드러나면서도 그 전 시대의 특징을 잘 녹여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특히 무반주 합창음악의 절정기였던 르네상스 시대의 다성음악의 특징과 바로크 시대의 텍스쳐와 형식을 가사에 따라 절묘하게 배치하였습니다.

Warum ist das Licht gegeben Op. 74 No. 1은 SSATB 다섯 성부로 구성 되어있고, 무반주 합창곡입니다. 4 악장으로 구성되어있고 앞의 세 악장은 욥기 3:20-23, 예레미야 애가 3:41, 그리고 야고보서 5:11의 가사가 쓰였습니다. 마지막 악장은 마틴 루터의 가사인 Lutheran chorale ‘Mit Fried und Freud ich fahr dahin’ 입니다.

Bach 연구가인Philipp Spitta 에 따르면, 이 곡은 Bach의 motet ‘Der Geist hilft unser Schwachheit auf BWV226과 Komm, Jesu, Komm BWW 229와 구성이 비슷한데 다성음악으로 이루어진 악장들과 루터 코랄로 악장을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이 motet의 가사는 욥기 3장 20-23절 입니다.

욥기 3:20- 23

20 어찌하여 고난 당하는 자에게 빛을 주셨으며 마음이 아픈 자에게 생명을 주셨는고

21 이러한 자는 죽기를 바라도 오지 아니하니 땅을 파고 숨긴 보배를 찾음보다 죽음을 구하는 것을 더하다가

22 무덤을 찾아 얻으면 심히 기뻐하고 즐거워 하나니

23 하나님에게 둘러 싸여 길이 아득한 사람에게 어찌하여 빛을 주셨는고

맥락 파악을 위해, 그다음 구절을 보면, 욥의 불안함과 두려움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이것은 첫 악장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서는 불안함과 두려움이 기본적인 감정으로 깔려 있고 거기서 하나님께 대한 물음을 가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욥기 3:24-26

24 나는 음식 앞에서도 탄식이 나며 내가 앓는 소리는 물이 쏟아지는 소리 같구나

25 내가 두려워하는 그것이 내게 임하고 내가 무서워하는 그것이 내 몸에 미쳤구나

26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없고 휴식도 없고 다만 불안만이 있구나

이 곡의 첫 부분은 독일어로 Warum (왜라는 단어) 가사가 D Major chord와 g minor chord, 그리고 A Major chord와 D minor chord로 연결됩니다. 처음은 forte의 dynamic으로 두번째는 piano의 다이나믹으로, 처음에는 SATB 4파트의 강렬한 시작 두 번째에는 소프라노를 제외한 저음 세파트의 코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코드는 1악장에서 4번 사용되고, 이 악장의 처음과 끝에 등장합니다.

여기에는 욥의 의문을 브람스가 강렬한 코드로 드러냈습니다. 처음에는 원망이 가득한 절규의 왜?, 두 번째는 여전히 의문스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왜? 라고 묻는 듯합니다. 첫 악장에서부터 두려움과 불안함이 가득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Dennis Shrock 은 브람스의 합창 음악에 대해서 그의 책에서 이렇게 언급하였습니다.

“Brahms’s choral music is unique in a number of ways. Most important, it reflects a deep-felt personal despondency about life.”

브람스의 합창음악은 다양한 의미에서 매우 독특하다. 중요하게는, 깊이 느껴지는 삶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이 그렇다.

Shrock이 언급한 것처럼, Warum의 첫 악장도 브람스의 삶에 대한 회의적인 관점을 욥의 질문을 통해 드러냅니다. 성경 구절에는 왜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 않지만, 욥은 하나님을 향하여 혹은 본인이 처한 절망적인 상황에 관하여 왜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서는 질문할 수 없었을 것이지요.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을 왜. 하나님. 대체 왜 주셨습니까 라는 속마음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단어로 욥의 절박한 심정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big statement 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번의 강렬한 왜라는 코드 후에는 각 파트의 chromatic하고 Imitative한 passage가 등장합니다 (fugue 섹션입니다). 각 파트의 음정 관계를 통해 브람스의 치밀하게 계획적인 배치를 볼 수 있습니다. 소프라노는 D 음정으로 시작하여 Dominant인 A 음정을 향해 가고, 그 A 음정은 Alto 라인의 첫 음입니다. A로 시작되는 Alto line은 E 음정을 향해 가고 (E의 leading tone인 D# 을 많이 사용한 점에서 그렇습니다), Tenor의 첫 음이 E 음정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베이스의 첫 음은 예상 되듯이 B 음정입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각 파트의 첫 음정은 5도 관계에 있습니다.

또한 단어에 따라서 멜로디 라인을 만들었는데, 예를 들어 각 파트에 공통적으로, Betrübten (슬픈) 이라는 단어에서 8분음표의 chromatic 한 멜로디 라인을 alto와 tenor 성부에 사용 하였는데 이것이 마치 흐느끼는 눈물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래 가사입니다.

Und das Leben den betrübten Herzen 마음이 아픈 자에게 생명을 주셨는고 Den betrübten Herzen의 가사는 main subject의 소개 후 25마디 전까지 반복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렇게 imitative 한 섹션이 반복되다가 맨 마지막에는 다시 Warum chord 로 1악장이 마무리됩니다. 처음처럼 forte dynamic 과 Piano의 dynamic으로 말이죠. 그리고 달라진 점은 음표의 길이가 길어졌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절규하는 듯한 코드와 나중에는 체념 혹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 고난을 나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브람스의 작품번호 72번의 1의 대표적인 부분만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브람스의 합창음악에는 가사와 음악이 굉장히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형과 구조를 분석할수록 더 깊이 있는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아래 몇 가지 음원을 들어 보실 수 있도록 추천해 드립니다.

  1. Collegium Vocale Gent

 

  1. Kammerchor Stuttgard

 

  1. The Norwegian Soloists’ Choir

 

곽현진 3부 지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