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6월은 한민족에게는 아주 특별한 달이다. 세계의 어느 민족도 6월에 맺힌 한민족의 한을 이해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금년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남북미 정상들간의 회담 계획과 실무진들의 바쁜 발걸음, 주변 나라들의 반응 등 뉴스에서 전해지는 여러가지 소식과 해석 및 전망을 보면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온 세계 사람들이 모두 기대와 걱정이 섞여 마음이 분주해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교회에서도 612릴레이 기도회를 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한반도에 하나님의 샬롬 정착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복잡한 남북관계와 함께 얽히고 섥힌 이웃 나라들의 음악을 몇 곡 나누려 한다.
첫번째 곡은 중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랑랑 (Lang Lang)이 2003년 뉴욕에 있는 카네기 홀에서 앵콜송으로 연주한 “Racing Horse(경주하는 말)”이다. 이 곡은 몽고 전통음악으로 우리나라의 해금과 비슷하게 생긴 유율(Erhu)이라는 현악기로 연주되는 곡이다. Lang Lang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피아노를 연주하여 우리에게도 친근한 피아니스트로 오늘 나누는 동영상의 연주에서는 Lang Lang이 피아노 반주를 곁들이고 그의 아버지가 유율을 연주하며 피아노와 유율이 두마리의 말이 되어 서로 경주하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광활한 몽고의 대지에 자유로이 뛰어 노는 말들을 상상하며 눈을 감고 감상하다 보면 두 마리의 말이 서로 뽐내며 자기가 더 빨리 달린다고 허세부리는 모습, 경주를 시작하며 내는 말발굽소리와 결승점에 가까와 숨을 헐떡이며 빠르게 뛰는 소리, 또 경주에서 이긴 말이 멋들어지게 우는 소리 등을 상상할 수 있다.
두번째 곡은 일본의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 나오는 영화음악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미래소년 코난”(1978년작) 으로 한국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었고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붉은 돼지”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베를린 영화제의 금곰상을 수상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 은 일본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이루기도 했는데 그의 영화는 선과 악, 환경보호, 전쟁 반대 등 현대 문명사회를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주로 담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곡은 그가 전쟁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담아 만든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Howl’s Moving Castle)”의 주제곡으로 미야자키의 단골 작곡가이자 한국에서도 “웰컴 투 동막골” 과 “태양사신기” 음악으로 친근한 히사이시 조( Joe Hisaishi)가 작곡했다.
마지막 곡은 한국의 전통 민요 밀양아리랑을 희망에 가득 차 모험의 길을 떠나는 영화음악처럼 편곡한 “아리랑 랩소디”를 나눈다. 밀양 아리랑을 퓨전 스타일로 오케스트라의 색깔을 살려 편곡한 이 곡의 작곡가 이지수는 한국에서 영화와 드라마 음악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작곡가로 “올드보이”, “실미도” “겨울 연가”, “마당을 나온 암탉” 등 36살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히트작을 두 손으로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제 한반도에 다시 업그레이드(upgrade) 된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열리기를 소망한다. 이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격동의 시대에 우리 한민족이 여기 나누는 연주처럼 신바람 나고,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담대하고 거침없이 헤치고 나가는 저력을 온 세계에 보여줄 수 있기를 기도한다.
2부 찬양대 지휘자 박신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