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새벽별

빛나는 새벽별

얼마전 뉴질랜드에서 한 밤에 별구경을 할 기회가 있었다. 하늘 한가득히 쏟아져 내릴 것 처럼 수많은 별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별빛 말고 다른 빛이라고는 전혀 없는 환경에서 거리감을 느낄 수 없어서인지 2시간 투어(tour)가 끝날 무렵에는 어지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말 내가 어지러웠던 이유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우주에 관한 어마어마한 거리와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 와중에 북반구에서는 볼 수 없는 남십자성을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같은 하늘도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보이는 별과 볼 수 없는 별이 있고, 더 가까울 것 같이 느껴지는 별이 실제로는 훨씬 더 멀리 있는 별 이기도 하고, 더 밝고 화려하게 빛나는 별인데 사실은 소멸해 가는 별이기도 하다니 우주는 그 광대한 크기만큼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영감으로 우리에게 그 빛을 비추는 것 같다. 8월, 한여름의 더위를 식히며 오늘은 여러가지 별에 관련된 음악을 나눌까한다.

한여름 밤에 보는 별은 신비스럽기도 하고 로맨틱 하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어떤 이들은 별을 보며 미래의 사랑을 점치기도 하는데 영국 작곡가 구스타프 홀스트(Gustav Holst)는 1913년 친구로부터 점성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각 행성의 점성술적인 감정의 분위기를 음악으로 표현하여 명왕성과 지구를 제외한 7개 행성을 표현하여곡 “행성 모음곡 (Planets)”을 작곡했다. 명왕성이 빠진 이유는 이곡이 작곡된 1913년에는 명왕성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1930년에 발견된 명왕성을 위에 작곡된 Pluto는 사실 Holst가 작곡한 것이 아니고 2000년도에 Holst Foundation의 회장으로 있던 영국 작곡가 Colin Matthews에 의해 작곡되었다.
Planet 중 가장 유명한 곡은 4번 “목성(Jupiter)”이 아닐까 한다. 한국에서 이민 오신 분 중에 “목성”을 들으시고 이 곡의 첫 시작 부분이 낯설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음악적인 센스가 대단히 뛰어난 분이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MBC 뉴스의 시그날 뮤직(Signal Music)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별을 보며 이별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별자리 처럼 매일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사람의 마음. 잔잔한 멜로디와 가사로 이별의 슬픔을 가슴에 품는 듯한 “별빛 아래서(Underneath the Stars)”를 영국의 떠오르는 아카펠라 그룹 Voce8의 연주로 듣는다. 원곡은 영국의 folk musician인 Kate Rusby가 작곡했다.

별빛 아래서 난 당신을 만날거예요.
별빛 아래서 난 당신을 반길거예요
저기 별빛 아래 난 당신을 떠날거예요.
당신이 맘대로 떠나버리기 전에
조용히 가세요

별빛 아래서 당신은 날 만났어요.
별빛 아래서 당신은 날 떠났어요
별들이 날 후회하게 할지도.
적어도 당신은 맘대로 가버릴거예요
조용히 가세요

여기 별빛 아래 난 내려요
그리고 여기 별빛 아래 끝이 없네요
왜 내가 그런 척 해야하나요
난 여기 다시 와있어요, 별들이 친구가 되어주네요
그들은 그들 맘대로 왔다가 간답니다.
조용히 가세요

별빛 아래서 당신은 날 만났어요.
그리고 별빛 아래서 날 떠났어요
별들이 날 후회하게 할지도.
별들이 날 좋아할거예요, 날 한번만 만나본다면
그들은 그들 맘대로 왔다가 간답니다.
조용히 가세요

Star 라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음악이 있다.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감독이 시작하여 현재까지 9편의 영화가 제작된 Star Wars 인데 오늘 소개하는 영상은 유명한 코미디언인 지미 팰른(Jimmy Fallon)이 Tonight Show를 위해 제작한 영상으로“Star Wars: The Force Awakens” 의 캐스트들과 함께 부른 A Cappella Medley이다.

하지만 우리, 크리스챤에게 별이 주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빛나는 새벽별”로 우리에게 오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시다. 북쪽 밤하늘에 밝게 빛나며 계절이 가도 그 위치가 변하지 않아 먼 길을 여행하는 이들에게 가야할 방향을 알려주는 북극성처럼, 우리에게 천국의 소망만을 바라보며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살아가도록 길잡이 되주시는 예수님. 오늘은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독일 작곡가 Johann Sebastian Bach(1685-1750)가 작곡한 많은 교회 칸타타 중 BWV 1번, Wie schön leuchtet der Morgenstern (How brightly shines the morning star;빛나는 새벽별)을 소개한다. 바하는 이 칸타타에 같은 제목의 독일 찬송가를 정선율(Cantus Firmus) 로 사용하여 작곡하였다. 이 찬송가는 원래 동방박사 세사람이 아기예수님을 경배하는 주현절(Epiphany)에 부르는 찬송가인데 종려주일 예배에 찬양드리기 위해 작곡한 이 칸타타에 주현절 찬송가를 정선율로 사용한 것은 예수님이 공식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보이신 주현절과 예루살렘 입성 당시 왕중의 왕으로 경배받으셨던 사건을 서로 연결한 바하의 신학적인 의도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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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찬양대 지휘자 박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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