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림”

“헤아림”

아주 오래전, 자동차 운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머니를 조수석에 모시고, 어디론가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앞에 가는 차량 운전자가 서툴러서 규정 속도보다도 많이 느리게 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체되어 조급한 마음에 “왜 이렇게 천천히 가는 거야…” 조용히 말했는데, 옆에 어머니가 들으시고 하시는 말씀이, “네 엄마라고 생각해라.”

일전에 만난 후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 하나가 있습니다.

사고로 다친 아이가 아버지 품에 안겨 응급실로 오게 되었는데, 몇 분이 지나서 의사가 황급히 도착했습니다.

일분 일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조금이라도 더 일찍 와야지 아이가 잘못되면 어떻게 할 겁니까?” 크게 따졌습니다.

의사는 “네, 진정하세요. 제가 바로 최선을 다해 수술하겠습니다.”라고 하였지만, 아버지는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의사는 수술을 마치고 나와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되었으니 더 궁금한 것은 간호사에게 물어보시면 도와드릴 겁니다.”하고 나가버렸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의사의 태도에 화가 나, “의사면 다냐!”고 간호사에게 따져 물었는데, 갑자기 간호사가 울면서 답을 하였습니다. “사실 그 의사 선생님은 아들이 며칠 전 교통 사고로 세상을 떠나서 장례식장에 있다가 병원 전화를 받고 급히 와서 수술을 한 후 다시 돌아간 겁니다. 당신은 아들을 살렸으니 괜찮겠지만, 선생님은 지금 아이를 묻으러 가셨습니다.”

“역지사지( 상대방의 상황을 나의 상황으로 생각하여 헤아리는 것)”는 점점 어려워지는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내 것을 알아서 챙기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빼앗길 것 같아서 마음이 더 분주해지는 시기입니다.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의 처지에 처하시되, 우리의 죽음까지도 대신 당하신 주님을 묵상합니다. 우리 모두 그 마음을 품고 한 해를 시작합니다.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마태 7:2)

 

 

새로운 2021년

첫 걸음을 떼는 시기에

영원한 희락의 교회에서

박은성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