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람들이 연주하는 강약 중강약

하나님의 사람들이 연주하는 강약 중강약

(문제 1) 4/4박자, 이 곡에 맞는 셈여림은 어떤 것인가요?

(1) 강약약    (2) 강약약 중강약약   (3) 강약 중강약   (4) 약강 약강  (5)강약 약중강

초중고 학창시절, 음악시험을 볼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시험문제! 아마 셈여림에 관한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네, 정답은 (3) 번 강약 중강약입니다.^^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들이나 음악을 배우신 분들에게는 아마 꽤 쉬운 문제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시절에는 왜 이렇게 당연하고도 쉽게 느껴지는 셈여림 문제가 수년간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빠지지 않고 반복해서 나올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것이 음악적 연주를 완성하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상기시키기 위한 음악선생님들의 꾸준한 노력이 아니었나 짐작해 봅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피아노 반주자로서 연주를 하며 자주 하게 되는 음악적 고민의 하나는 ‘강약 중강약’ 그 셈여림의 배열과 배분에 관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곡 전체 혹은 부분을 연주함에 있어 어떤 박에 규칙적인 강약을 주고, 그 각각의 음마다 강박과 약박의 밸런스를 어떻게 조절하고 유지하여 음악의 리듬감을 살리고 곡의 감정을 고조시킬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는 클래식 음악에 기반한 성가곡이나 합창곡들은 한 마디마다 대체로 1, 3박에 강박을 두어 ‘강약중강약’의 리듬감을 가지고 연주하고, 재즈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대부분의 현대음악이나 CCM 등은 대체로 2, 4박에 강박을 두고 ‘약강약강’의 느낌으로 연주하게 됩니다. 클래식 음악은 인간의 심장박동의 리듬과 가까운 1, 3박에 강박을 두고 있어서 인간이 심리적 안정을 느끼기 쉬운 리듬을 가진 반면, 재즈 음악은 인간의 심장박동을 뒤집어 약박에 강박을 두며 ‘약강 약강’ 의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일종의 자유롭고 역동적인 리듬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리듬이 절대적으로 모든 곡에 적용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다양한 장르가 섞인 곡들이 많이 연주되는 요즘에는 특정 섹션마다 혹은 마디마다 다양한 리듬감을 주기 위해 변화무쌍하게 연주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때문에 제 성가곡 연습 악보에는 여기저기 저의 음악적 아이디어를 적어 놓은 액센트, 셈여림 표시가 많이 있는 편입니다. 적절한 비트에 임팩트를 주며 곡의 리듬감을 제대로 살려내는 강박, 그리고 그 강박을 더 힘있게 느끼게 해 줄 차분하게 뒤따르는 약박, 그리고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적절한 볼륨을 가진 다양한 강박과 약박의 음들이 조화를 이루며 제 음의 역할을 분명히 해낼 때  더욱 풍성하고 다이내믹한 연주가 펼쳐집니다.

리듬감이 잘 살아있는 반주는 노래하는 분들에게는 춤을 추며 노래할 맛이 나게 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분들에게는 심취해서 연주할 맛이 나게 하고, 그 음악을 듣는 청중들에게는 박수를 치며 그 연주를 즐기게 하는, 그야말로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만큼 한 곡을 연주함에 있어 중요하고도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적절한 리듬감을 만들어내는 일은 연주할 때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쓰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한편,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강약의 밸런스를 고심하다 보면 때때로 내 삶의 영역에서의 강약 밸런스는 잘 맞춰지고 있는지 또 생각해보게 됩니다. 내가 약박으로 있어야 할 곳에서 혹시나 필요 이상으로  포르티시모(ff: 매우 세게) 강박으로 나서고 있지는 않은지, 중강으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소극적으로 피아노 (p: 여리게) 약박을 지키며 망설이고 있지는 않은지, 강박의 역할을 해야 할 자리에서 피아노시시모 (ppp: 매우 여리게) 약박으로 숨어있지는 않은지 때때로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또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과 역할에 강박으로 매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중요한 일이나 역할을 약박으로 건성건성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정과 교회, 직장, 주님이 맡겨주신 어느 자리에서건 제 역할의 강약중강약을 유연하고도 분명하게 잘 조절해가면서 겸손하게 섬기고 또한, 하나님이 보시기에 조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슬기로운 하나님의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지난 일 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아래, 온라인 예배로 성도님들을 만나오던 조용했던 교회가 최근 다시 오프라인 예배를 열고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어 무척 기쁩니다. 아직 모든 분이 함께 하실 수 없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의 모습 그대로, 함께 드리는 예배의 감격을 다시금 누릴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담임목사님, 교역자님들, 매주 예배 찬양으로 섬기신 분들, 예배부, 친교부에서 식사 봉사로 섬기신 분들, 홍보부, 미디어팀, 관리부, 서무부 또 교육부에서 등등 보이지 않는 다양한 곳에서 이 어려운 시간 동안 그야말로 겸손히 헌신하며 버텨주셨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더 깊게 새겨보는 이 때, 그동안 함께 어려운 시간을 잘 견뎌온 우리 사랑하는 나성영락교회 가족들에게 앞으로 더욱 큰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어서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진정되어 예전처럼 온 성도님들, 찬양대가 모두모두 얼굴을 마주하고 저의 강약중강약 혹은 약강약강 피아노 반주에 맞춰 신나게 찬양하며 예배드리는 날, 자신의 영역에서 그 분량대로 기쁨으로 섬기는 그 날이 다시 오기를 바랍니다!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입음으로 연락하고 상합하여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에베소서 4장 16절)

조미라 자매  (2 찬양대 반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