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천사”
십 여년 전, 8월의 무더운 여름날 오후, 펜실베니아에 사는 사촌 동생의 결혼식이 있어 예식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뉴저지에서 결혼식장까지 2시간을 넘게 운전해서 가야하는데 그만 가는 도중 타이어 하나가 찢어져 터져 버리면서 급히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사고가 나진 않았지만 결혼 예배 중 순서를 맡아서 절대로 늦지 않게 도착해야 했기에 마음은 계속 불안했습니다. 뒷자리에 타고 있는 아이들은 무더운 날씨에 쉼없이 울고 있었고, 아내와 저는 신속하게 스페어 타이어로 바꾸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바퀴가 너무 세게 조여 있어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두커니 서 있는데 갑자기 뒤쪽에 차 한대가 서더니 건장한 청년들 3명이 차에서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조금 무서운 마음이 들 즈음, 그중 한 청년들이 서툰 영어로, “무슨 일인가요? 도와 줄까요?”라고 제게 물었습니다. 상황을 설명하니 자기들이 도와 주겠다고 하고는 땀을 뻘뻘 흘리며 순식간에 타이어를 교체 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 3명이 관광 차 워싱턴 D.C.로 내려 가는 길이라고 하더군요.
너무 고마운 마음에 저는 조금이라도 사례를 하고 싶어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저의 말을 “돈도 좀 필요하다”는 말로 잘못 알아 듣고는, 자기 지갑에서 얼마의 지폐를 꺼내서는 흔쾌히 건내 주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설명을 하니 그제서야 셋이서 크게 웃더니 순식간에 자기들 차를 타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희 가족은 늦지 않게 결혼식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자기 길이 가장 급하고 중하다 여기며 달려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와 같은 이들로 지금껏 내가 살아왔고 오늘도 살아가고 있음을 다시 느끼며, 나성 영락의 가족들이 어디서든 언제라도 날개 없는 하나님의 천사로, 남몰래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손길로 살아가길 소망 해 봅니다.
세상엔 아직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고, 그들 중 우리 나성 영락인이 있음이 행복합니다.
“오직 선행으로 하기를 원하라 이것이 하나님을 공경한다 하는 자들에게 마땅한 것이니라(딤전2:10)
2021년
회복을 꿈꾸는 여름의 문턱에
나성 영락인 박은성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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