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만으로”
스페인 동북부 카탈루냐 지방 출신의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 1876~1973)는 20세기를 넘어 음악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첼리스트로 “첼로의 아버지”로 불리는 음악가입니다. 거의 일 백 년의 생애 동안 95세에도 연습을 멈추지 않으며 “저는 아직도 발전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느낍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는 유엔 평화 상을 비롯해 많은 상들을 받으며 단순 음악의 영역을 넘어 여러 면에서 본이 되는 인물이었는데, 한 달에 100불도 벌지 못해 음악회도 찾을 수 없었던 어려운 이들을 위해 1년에 1불만 내면 참석할 수 있는 음악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4중주”라는 영화의 한 장면에는, 파킨슨병에 걸린 한 노인이 마지막으로 예전에 파블로 카잘스와 만났던 경험담을 사람들에게 들려줍니다. 노인은 젊었을 적, 카잘스 앞에서 연주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후로 수십 년이 지나 다시 카잘스를 만났을 때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사실 당신은 그때 저의 연주가 좋았다고 말했지만, 저는 그 말이 별로 기분이 좋진 않았습니다. 왜 그때 저한테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았나요?”
그때 카잘스는 그 젊은이가 연주했던 부분을 다시 연주하고 말하길, “그 연주는 제게 참 좋은 연주였어요. 왜냐하면 혹 음악적인 부분은 별로였을지도 모르지만, 당신의 손가락 움직임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저는 그 한 가지 만으로도 당신으로부터 충분히 좋은 연주를 들은 셈이죠.”
우리가 서로에게서 완벽함을 기대한다면, 우리는 항상 실망하며 살 수밖에 없지만 우리가 서로에게서 한 가지의 아름다움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변함없이 꾸준하게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이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삶의 연주에서 한 가지 혹은 여러 가지의 아름다움을 발견하여 서로를 축복하는 기쁨의 계절이 되길 소망합니다.
2021년 8월의 첫날
회복이 이루어지는 한 여름
나성 영락인 박은성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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