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학교를 해요?

교회에서 왜 한국학교를 해요라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교회는 신앙을 교육하는 곳이지 한글이나 한국 문화와 역사는 신앙에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우주적이고 보편적인 하나님 신앙에 한국인이다, 중국인이다, 미국인이다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민족이나 인종이나 국가나 성별이나 언어를 초월한 세계임이 분명하지만,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은 민족이라는 바탕 위에 신앙을 쌓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신앙이 너무 좋은데 민족이 없는 신앙인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 같으신가요? 나라와 국가가 없는 민족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들이 신앙만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민족이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으며 그대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없어졌다면 우리가 하나님을 믿은 신앙이 투철한들 과연 좋은 일 일까요?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일본인이 되어 살아가는 일을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으신가요? 신앙은 민족과 매우 밀접하기에 우리는 한국인의 얼과 글과 말을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고 꽃 피우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영락교회 안에 한국학교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뿌리가 마른 나무는 어떻게 될까요? 지금 당장 눈앞에 보기는 차이가 없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뿌리가 마른 나무는 결국 시들고 말라 죽게 될 것입니다. 한국인들에게 한글이라는 말과 글을 공부하는 것은 뿌리에 물을 주고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일입니다. 미국 땅에서 태어나고 이 땅에서 살아가고 이곳에서 삶을 영위해 가는 우리의 자녀들, 우리의 후손들이 한국인, 한국 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돕는 일은 신앙교육과 함께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거나 성인이 된 자녀들을 살펴보면 정체성이라는 문제가 매우 현실적인 문제임을 알게 됩니다. 게다가 지금은 한국인의 위상과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시대입니다. 이런 때에 우리의 자녀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2023 봄학기 한국학교가 개학을 하였습니다. 토요 한국학교와 주일 한국학교에서 유치부 학생부터 중학생까지 각자의 수준에 맞게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생 수가 많지는 않지만, 우리 나성영락 한국학교는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성실하게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교인들의 관심과 지도를 부탁드리고 한국학교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이 좋은 신앙인인 동시에 그 민족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신 예수님조차 유대인으로서 정체성에 든든히 뿌리를 박고 계셨음을 기억하고 우리의 자녀들, 우리의 학생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깊이 뿌리 박도록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일을 위해 선배이고 어른인 분들이 멋지고 바른 삶의 모범과 신앙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박금희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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