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줌의 거름 같은 삶이 되게 하소서

한 줌의 거름 같은 삶이 되게 하소서

올해 신년 특별새벽기도회로 드린 한 주간은 특별했다. 한 주간 내내 풍성한 비로 목마른 땅이 해갈되었다. 마치 신년을 계획하며 기도하는 우리에게 한해의 은혜를 이처럼 부어주시겠다는 약속처럼 느껴졌다.  우리 교회는 창립 50주년으로 희년이다.  새해를 “거룩을 유지하라”로 시작해 “은혜를 전파하라”라는 말씀으로 신년 예배를 마치며 뜨거워진 가슴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겨울나무들이 단비를 꿀꺽꿀꺽 마시며 한 해를 시작하듯, 신년 벽두에 은혜를 만끽한 성도들의 발걸음부터 활기찼다. 모든 부서가 신년을 맞아 바쁘겠지만, 믿음의 주역이 될 차세대들이 예배하는 교육부가 제일 분주한 것 같다. 교육부 권사 두 분과 함께 교육부 부서들을 돌아보았다. 담임 목사님께서  본당에서 말씀 전하시는 동안 사모님은 교육부 모든 부서를 돌아보신다. 오늘도 다정한 미소와 함께 우리보다 앞서서 부서마다 방문하고 계셨다. 교육관이 본당과 떨어져 있어 어린 자녀가 없는 분들은 살펴보기가 쉽지 않다. 나 역시 여태껏은 한국학교 한 부서에만 매여있어 다른 부서는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신생아부와 유아부에는 너무나 귀여운 우리 손자 손녀들이 놀고 있었다. 손길이 많이 부족하다. 일대일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기들이다. 디모데의 어머니 유니게, 외조모 로이스 같은 교회의 어른들이 주일에 예수님의 사랑을 품고 함께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디모데(Timothy) 라는 이름은 헬라어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자,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뜻이란다. 그 사랑 먹고 자라는 우리 아기들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자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유치부부터 중 고등부는 모두 예배와 분반하여 성경공부 등을 하고 있었다. 오는 세대의 믿음의 지도자감으로 모두가 믿음직스럽고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직접 방문하여 아이들을 보니 권사로서 그동안 전체적인 교육부를 위하여 형식적으로 기도했지 너무 무심하였던 것이 부끄럽고 하나님께 죄송했다. 우리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의논하여 실행하기로 하였다.

아이들이 정체성을 구별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작년 선거에 캘리포니아 하원 후보로 나왔던 유수연 후보로부터 미국의 공교육 현장의 실태를 듣고 너무너무 놀랐다. 하나님의 뜻과는 정반대로 나가는 공립학교 교육에 우리의 아이들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하는 걱정을 했다. 이 소돔과 고모라같이 부패해져 가는 세상에 나가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우리 자녀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녀들이 택함 받은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교회 믿음의 식구들의 사랑의 보살핌을 통해 흔들림 없는 믿음의 사람들로 성장하기를 소망한다.

하나님께서는 코로나 질병과 몇 차례의 어려운 대풍을 주시었고, 고래의 뱃속으로 인도하셨다. 그 속에서 우리는 뜨겁게 기도할 수 있는 은혜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은혜를 입었다. 이제 희년을 맞아 하나님의 뜻을 이루게 하실 것을 기대한다.

겨울 비바람에 교육관 앞에 몇 잎 남은 감나무 이파리가 떨어져 뒹군다. 가만히 모아 감나무 발을 덮어주었다. 뒹굴던 이파리들이 붉게 웃는다. 이 비 맞은 잎들이 썩어 뿌리를 튼실하게 하는 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들의 작은 섬김들이 모여 차세대를 튼실하게 키우는 한 줌의 거름 같은 삶이 되길 기도한다.

한남옥 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