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교육부 예배와 함께한 일 년

“엄마 오늘도 예배 시간이야?”
주일날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예배 시간이 언제인지 물어보는 것이 습관이 된 4살 딸은 어느덧 온라인 예배가 익숙해졌다. 3살 반까지 열심히 다니던 영락 교회의 유아 예배는 어느덧, 일요일 오전 텔레비전으로 연결해서 보는 하나의 프로그램이 되었다. 주일마다 유아 예배에 참여할 때마다 엄마와 떨어진다고, 그렁그렁 울다가도, 막상 유아 예배가 끝나면,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만든 그 날 만든 작품을 자랑하던 아이의 모습도 지금은 하나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매주 주일 예배 전 아이의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기고, 잠옷을 갈아입혀 만반의 준비를 하고는 영상을 틀어주는 일이 이젠 새롭게 변한 주일날 아침의 풍경이 되어버렸다. 주일날 교회에 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분주히 준비하는 과정 대신, 늘어지게 늦잠을 자다가 시간이 되면, 텔레비전으로 연결해서 다 같이 예배를 보는 것이 어찌 보면, 너무나도 편한 주일 오전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아이에게 예배 또한, 그렇게 하나의 프로그램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앞서게 된다.
다행히 어린 딸은 찬양과 율동 시간을 너무도 좋아해서, 방송이 나오면, 집중해서 화면을 바라보고, 열심히 동작을 따라 하며, 찬양을 부른다. 유아부 영상 말미에 나오는 다른 친구들의 영상을 보며, 자기도 텔레비전에 꼭 나오고 싶다며, 엄마가 카메라를 들어 자기가 찬양과 율동하는 모습을 찍어주는 걸 즐거워한다. 막상 말씀 듣는 시간이 되면, 집중력이 떨어져 금세 바닥에 누워 딴짓을 하거나, 크라프트 패키지를 열어 그날 만들 작품을 미리 만들자고 칭얼대기가 일쑤지만, 매주 주일 어린이 예배를 기다리는 아이. 코로나가 앗아가 버린 새로운 모습의 주일 예배는 내게 참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아주 어렸던 꼬꼬마 시절부터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유아 예배를 쭉 드려 온 나는, 주일날 예배 시간이 참 어렵고도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 다 같이 친구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또래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지만, 때로는 어려운 성경 말씀이나 내용들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공과 시간만 되면 부끄러움에 대답도 못하고 얼어버렸던 나. 대답을 못해 쭈뼛쭈뼛하다가 울어버리는 일도 많았던 어린 나였지만, 그래도 교회가 좋았다. 엄마 아빠가 아닌 또래의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교제하고 내 생각을 나누면서, 그날그날 배운 말씀 나눔을 통해 조금씩 하나님을 알아 갔던 시간들. 분명 어딘가는 어색했고, 어딘가는 불편했지만 매주 받았던 칭찬 스티커도 좋았고, 달란트를 모아 달란트 시장이 열리면, 원하는 학용품을 살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웠던 기억 중 하나이다. 예배에 참여할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고 꼭 안아주셨던 선생님들, 함께 어울려 웃고 떠들었던 친구들과의 만남과 관심은 항상 나를 교회로 붙잡는 또 하나의 끈이 되어주었다.
지금의 온라인 예배는 다양한 영상미와 인형극들, 크라프트 시간까지 완벽한 예배의 포맷으로 마치 어린 시절 자주 보던 “뽀뽀뽀” 같은 텔레비전 유치원을 보는 듯한 생각이 든다. 영락교회의 너무 완벽한 어린이 예배 프로그램 덕분에 이 시기에 어린 딸은 매주 주일, 즐겁게 예배를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너무도 감사하고 기쁘지만, 한 편으로는 친구들과 함께 도란도란 함께 말씀을 나누거나, 작품을 하며 교제하는 시간을 놓쳐버리게 되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다. 예배를 드리며, 말미에 나오는 다른 친구들의 영상을 보며, “이 친구는 이름이 뭐야?”. “우와 저 친구는 너무 기도를 잘한다.”, “어 내가 아는 친구다.” 일일이 코멘트를 달면서 자기 영상이 꼭 나오는지 확인하는 아이를 보며, 대면 예배가 사라진 지금 너무도 친구들과의 만남을 그리워하는 딸을 보며 가끔은 안쓰러운 생각도 든다.
점점 코로나도 안정이 되어가며, 조금씩 교회 오픈을 준비하고, 교육부 예배도 다시 열게 된다는 소식을 들으며, 부모가 된 지금 걱정 반, 설렘 반이 가득하다. 안전한 방역 수칙은 당연하고, 이제는 마스크가 일상화된 시점에 아이들끼리 가까이 가서 이야기하거나 말하는 것도, 함께 음식을 나누며 교제하는 시간도 분명 코로나 이전의 시기와는 분명 달라져 있을 테니 말이다. 특히나 아직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영유아들의 경우, 6피트의 거리 두기와, 깨끗한 방역을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규칙들까지 생길 것을 생각하니 막상 교회가 오픈된다고 해도, 부모로서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또한,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져 버린, 온라인 예배에서 다시 대면 예배로 바뀔 때, 오게 될 아이의 반응도 무척 궁금해진다. 예배를 안 간다고 떼를 쓰지는 않을지, 온라인 예배를 드려도 되는데 굳이 왜 예배를 드리러 가야 하는지 묻는다면, 뭐라고 설명을 해줘야 할지 등등
올해는 아이에게 여러 가지 변화가 찾아오는 시기이다. 조만간 맞을 5살 생일과 함께 8월부터 킨더가든도 들어가게 되고, 여러 가지 환경들이 바뀌게 될 텐데 모든 것이 순조롭고, 하나님의 보호하심 가운데 잘 적응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교육부 예배 역시 하나님의 은혜로 안전하고, 풍성한 예배로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영상으로밖에 만날 수 없었던 그리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아이들이 함께 부르는 찬양 노랫소리가 다시 교회를 가득 메울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그동안 뒤에서 온라인 예배를 준비하고, 아이들 크라프트 패키지와 행사 등을 준비해 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드리며, 온전히 예배로 회복되는 그날을 꿈꾸어 본다.
정 진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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