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회심

바울의 회심

명화로 만나는 성경 – 바울의 회심

  • 제목: La Conversion de Saint Paul ( 바울의 회심)
  • 제작년도: 1610-12
  • 작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년 6월 28일 ~ 1640년 5월 30일)
  • 유화: 45.7 “ X 66.1”
  • 소장: The Courtauld Gallery, London

이번 달에는 바울의 회심을 주제로 한 성화를 골라 보았습니다.

사도행전 1장부터 시작하여 9장에서 절정을 이루는 사울과 예수님과의 대립과 상봉은 고금 통틀어 희대의 사건이지요. 소재 자체가 이미 초대교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주님 오실 그날까지 인류와 크리스챤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칠 간증이요 웅변이기에 수많은 화가들이 이 사건을 작품으로 남겨왔고 앞으로도 남길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바로코 미술의 대가인 페테르 파울 루벤스 작품을 골라서 감상해 보겠습니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생애에 대하여는 지난 번 스테반의 순교에서 다루었기에 이번 호에서는 생략하기로 하지요.

루벤스가 살아 냈던 바로크 시대란 르네상스를 이후 1590대부터 1720년에 걸쳐 건축, 음악, 예술, 연극, 무용, 조각에 이르기까지 서양예술의 바로코 사조를 이루웠던 시대를 말합니다. 바로크의 특징은 웅장함과 위대함, 감각적인 풍성함, 생명력, 운동력, 긴장감, 감정의 풍만함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건축물로는 성베드로 성당, 베르사유 궁전, 등, 세기의 건축물들이 있고, 음악에서는 바흐, 헨델, 비발디,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거장들이 있습니다. 연극, 무용, 등에서도 과장되고, 극적인 표현등이 오늘날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지요.

루벤스의 “바울의 회심”에서도 등장 인물들의 극적인 동작과 풍성하고 짙은 색채, 빛과 어두움의 강렬한 대비를 묘사함으로 바로크 미술의 정수를 품어내고 있습니다. 칠흙같은 밤, 이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어두움의 세력들이 참빛에 노출되는 순간을 포착하여 빛과 어둠이 극명하게 충돌하는 최상의 극적 드라마로 끌어 올리며 화폭 전체, 아니 우주 전체가 김장감에 흔들리게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빛과 어둠을 창조하셨습니다.(창1:3-5).

화가들이란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빛과 어둠의 절묘한 조화를 화폭이나 주어진 공간안에서 재창조, 재표현 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지요. 빛나는 태양과 아름다운 형상들이 반사하는 빛의 향연과 수많은 별과 달, 이상한 소리와 밤바람, 어둠의 허무함을 화폭에 담으려 하지요

시편 19:1-2절에서 기자는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낮은 낮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라며 빛으로 인하여 보이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어두움의 허무함이 하나님의 지식을 들을 수 있게 한다고… 노래합니다. 빛과 어둠은 언어가 없고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 말씀이 세계 끝까지 이르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다고 노래합니다.

작품을 자세히 보면서 작품속 절대 절명의 순간 바로 몇 초 전의 사울의 모습을 상상하여 봅니다. 사울이란 이름의 뜻은 뜻밖에도 “희망” 이라네요. 아마도 그의 희망은 유대교 율법대로 살아감으로 구원을 얻는 것이였겠지요. 그리하여 그가 믿는 그 길을 착 착 밟고 있었지요. 최고 명문, 가말리아 문하생으로 들어가 학문과 지성을 쌓았고, 완벽하게 율법을 지키며 자기 관리에 힘썼고, 종교 권위자가 되어 신앙문제에 대하여 심문을 하는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가 믿는 신앙에 어긋나는 기독교가 역병처럼 번지니, 이를 퇴치하기 위하여 박해와 진멸에 앞장을 서게 된것이지요.

후에 바울은 로마서 1: 22-23절 말씀에서 이렇게 고백하십니다. 우리가 “스스로 우둔하게 되어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금수와 버러지 형상의 우상” 으로 바꾸어 버렸다고….율법도, 그 어느것 하나라도 하나님의 영광이 빠져 버리면 우상이 되지요.

그리고 나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교회 출석으로 연륜을 쌓고, 교회 직분으로 힘을 쓰고, 세상의 소유와 명예를 의지하고, 부여 안은 자존심으로 교만하고…헛발질을 계속하는 나의 모습을…

그러나 빛을 만난 사울의 얼굴은 오히려 무아지경, 평온한 얼굴로 눈을 크게 뜨고 영광의 예수님을 만나고 있네요. 그토록 의지했던 소유물, 율법, 시종, 말, 세상, 하늘, 땅, 빛과 어둠, 모두 허상이였기에 순식간에 존재조차 없고, 요란했던 말발굽 소리, 헐떡이는 숨소리, 공포의 고함 소리 다 사그라지고, 고요 속에 창조주의 영광만을 뵙는 사울… 아무런 조건없이 예수님께서 사울을 친히 만나 주시는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울 뿐 아니라 어두움 속에서 헛발질하며 여전히 반항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게도 우리를 인도하사 참빛으로 들어가게 하시며, 죄악으로 물든, 어둠으로 가득 찬 피조물들을 사랑과 인내로 떠 받들며 빛으로 인도하시지요. 캄캄한 칠흑같은 상황…어두운 절망에서 한 줄기의 빛… 오직 예수님과 나만이 임재하시는 순간… 부드러운 음성으로 위로하시고, 손길로 잡아주시는 주님…. 오! 예수님!!!

사울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에게서는 밝은 빛만이 충만하네요.

빛의 화가 르벤스! 그는 붓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고 있습니다.

박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