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겨울비

L. A 에 겨울비가 내린다.  나는 물을 아주 좋아한다. 물이 가지고 있는 부드러움은 담기는 용기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든 변할 수 있고, 따뜻한 차 한잔이 되기도 하고, 창문에 번지는 서리가 되기도 한다.  구름으로 세계의 모든 곳을 바라보고, 안개로 세상을 채우기도 한다. 물은 옛부터 생명의 근원이 되며 세례를 통해 우리를 정결케하는 성령의 상징이다.  하지만 얼음의 차가움은 창처럼 날카로울 수 있고 홍수의 파괴력은 모든 것을 묻어버릴 수도 있다.  이런 물의 다양함 때문일까? 수많은 작곡가들이 물에서 얻은 영감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려고 시도해 왔다. 오늘은 이중 세 곡을 함께 나눈다.

이 곡은 클래식 기타 앙상블이 비내리는 쿠바의 정경을 묘사한 곡으로 쿠바에서 작곡가, 지휘자 겸 클래식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Leo Brouwer의 곡, “Paisaje cubano con lluvia (Cuban Landscape with Rain)” 이다. 한두 방울씩 가볍게 내리던 빗방울이 제법 굴직한 빗줄기로 바뀌는듯 하더니 어느새 휘몰아치는 바람에 우박이 섞인 해일로 바뀌는 것을 기타 특유의 음색으로 감상할 수 있다.

모세를 통해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민족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는 내용을 담은 헨델의 유명한 오라토리오 “이집트의 이스라엘인(Israel in Egypt)” 중 7번 합창곡 “He Gave Them Hailstones for Rain”을 나눈다. 이 장면은 출애굽기 9장 23-24절을 가사로 하며 열가지 출애굽 재앙 중 7번째 재앙 우박을 표현하고 있다. 곡 서두에 한 두 방울씩 내리던 비가 곧 팀파니로 표현되는 천둥 번개와 함께 우박으로 변한다.

미국의 현대 합창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한 명인 Eric Whitacre의 “Cloudburst”는 사람의 음성 뿐 아니라 finger snapping, 박수, 핸드벨등 다양한 소리로 빗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2부 찬양대 지휘자 박신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