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빛으로, 또 감사함으로…

불이 꺼졌습니다. 까만 어둠 속에서 잠시 정적이 흐릅니다. 저 멀리서 아련한 안개처럼 올겐의 고요한 밤 거룩한 밤 Silent Night, Holy Night~ 멜로디가 들립니다. 어둠 속에서 하나둘씩 촛불이 켜집니다. 이 순간에는 초를 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말 그대로 빛이 됩니다. 그 빛과 멜로디가 천천히 모두를 따뜻하게 감싸는 동안 예배당 앞에는 네 분의 목사님이 무릎 꿇고 앉아 십자가를 올려다보며 기도합니다. 흡사 이천여 년 전, 아기 예수님을 맞으러 가는 동방박사들이 떠오릅니다. 가장 겸손하고 경건한 모습으로 예수님을 맞이하는 그 모습에 가슴이 ‘쿵’ 울리며 온몸과 마음이 흔들리는 전율을 느낍니다. 하루 종일 여기저기서 크고 예쁜 트리와 선물 상자들을 보며 크리스마스의 화려함에 마냥 들떠있던 마음은 이 순간, 세상을 구원하시려 이 땅에 낮은 자로 오신 예수님으로 향합니다. 저는 더 낮은 자가 되어 마음으로 무릎을 꿇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맞이하는 그 은은하고 잔잔한 경건함 속에서, 저는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찾았습니다.
이는 제가 유학했던 보스턴에 있는 Park Street Church의 크리스마스 이브 예배의 한 풍경입니다. 2015년 미국으로 유학을 온 첫해, 저는 이곳에서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후로 보스턴에 있는 4년 동안 매해 이 예배를 흥분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 기억이 납니다. 한 해 중 저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친구들에게 자신 있게 말할 정도로 말이죠. 결국 4년째 되는 해에는 대여섯 명의 학교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흥분된 마음으로 이 예배를 함께 드리며 그 은혜와 감동을 나눈 기억도 납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가 얼마나 더 충만하고 감격스러웠던지요. 이로써 지난 한 해 동안의 모든 힘든 일들을 감사로 채우고, 또 새해를 맞이하는 설레임으로 한 번 더 가득가득 마음을 채웠던 것 같습니다.
올 한 해, 어려운 팬데믹 상황 가운데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지만, 저는 감사하게도 인생의 중대사인 ‘결혼’이 제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 같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데이트, 약혼, 결혼을 하는 과정들이 쉽지 않았지만 주님의 이끄심으로, 또 많은 분의 도움으로 늦가을에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결혼식도 올리게 되었습니다. 축하해주시고 축복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이후…짜잔~~~! 더 충만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저희 연합찬양대와 함께 크리스마스 예배를 위한 칸타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어쩐지 이번 크리스마스는 한 편으론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고 아련한 것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아마 저의 결혼식에 함께하지 못한 떠나온 한국 가족들과 코비드 팬데믹 상황에서 잃어버린 그리운 지인들과 그 가족들,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세상 곳곳의 사람들이 제 마음 한 켠에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불이 켜졌습니다. 제 가슴속에 다시 소망의 촛불이 켜졌습니다. 따뜻한 촛불과 같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 마음을 나누고 또 섬기는 아름다운 동역자들과 함께 이번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준비하면서, 이미 그 준비 과정 안에 우리 안에 사랑과 빛으로 오신 따뜻한 아기 예수님이 계심을 깊이 느낍니다. 마음이 조금씩 회복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충만함이 허전한 마음을 감싸고 그 감사함이 아련함을 덮습니다.
이번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예배에는 ‘사랑으로(Love Made A Way)’라는 주제로 작곡가 Mary McDonald 와 Jay Rouse의 10곡의 칸타타를 성도님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2부 찬양대 김지은 지휘자님과 온 연합찬양대원들이 온 마음 정성으로 준비한 칸타타를 통해 올 한 해 힘들고 어려웠던 성도님들의 마음이 주님의 사랑의 빛으로 따뜻하게 녹아내리고 또 내년의 희망으로 환하게 밝아지는 자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 보스턴에서 제가 깊게 경험한 것처럼 많은 성도님께서 이번 나성영락교회 크리스마스 예배와 찬양을 통해 크리스마스의 기쁨과 감동, 그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강렬히 소망합니다. 또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에게 동역자로서 빛이 되어주는 따뜻한 자리가 되기를 바라며…
이 어두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사랑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우리에게 빛으로 오신 주님을 경배하고, 찬양합니다.
임마누엘, 임마누엘~~~!
– 2부 찬양대 반주자 조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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