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보다 더 화려한 은퇴 사역

지난 3월 5일 교회 50주년 생일잔치를 했다. 2대, 3대 담임이셨던 목사님들을 뵐 수 있었다. 2대 박희민 목사님께서는 연로하시고 건강이 안 좋으심에도 불구하고 찾아주셨다. 추수 때에 시원한 얼음냉수 같은 일꾼이 되라는 말씀을 힘 있게 전해주셨다. 오래간만에 뵙는 목사님은 육체는 연약해지셔 마음이 아팠지만, 음성은 이전보다 더 힘이 넘치셨다.
오후 3시 30분에는 임직식 및 은퇴식이 있었다. 안내를 맡은 나는 한복을 입고 한국학교 수업을 5분 정도 일찍 마치고 바쁘게 본당으로 향했다. 50주년 생일잔치를 준비하느라 권사회 회장을 비롯하여 많은 바쁜 손길들이 잔칫집 분위기를 더했다. 임직식 순서지에 임직자와 은퇴하시는 분들을 보았다. 유독 마음이 가는 분들은 은퇴하시는 분들이었다. 나도 얼마 있으면 은퇴할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퇴하실 분들을 보니 모두가 너무나 젊어 보였다. 이분들은 왜 은퇴를 하시냐고 친구 권사님에게 물어보니 은퇴할 연령이라고 한다.
며칠 전 안수집사 한 분이 교회에서 운영하는 늘푸른 교실 (시니어 대학)에서 강사를 섭외하고 있었다. 문학강좌, 미술강좌 등 예술 분야에 강사들을 찾는다고 했다. 어르신들 세대에는 가족들 생계와 자녀들 교육이 우선이어서 본인들의 내적 욕망들을 누르고 살아왔다. 당신들에게 주신 달란트가 있지만 아름답게 열매 맺어 하나님께 올리고 싶은 마음들을 꺼내보지도 못하고 은퇴할 나이가 되어버린 분들이 많다. 그런 아쉬움 때문에 은퇴 후 자유한 마음으로 자기개발을 하고 싶어 하신다고 했다.
미국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를 존경한다. 백악관의 재임 시절에도 주일을 빠지지 않고 예배드리며 주일학교 교사를 한 신실함 때문에 그를 존경한다. ‘칼럼니스트 강태광 목사의 행복 칼럼’에서 최근 지미 카터 대통령의 근황을 알 수 있었다. 대통령 지미 카터는 퇴임 후 더 귀한 삶을 살았다. 가난하고 소외된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어려운 나라들의 분쟁지역을 다니며 평화대사의 역할을 했다. 2002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대통령의 자리에 있을때나, 퇴임 후 어느 곳에서의 삶이나 하나님 중심의 삶에 흔들림이 없다. 지금은 99세로 연로하신데다 피부암이 간과 뇌로 전이 되어 병원치료를 중단하고 가족과 함께 영원한 삶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교회 은퇴하시는 분들도 은퇴 후 더 귀한 삶을 살기를 기도한다. 장수 시대이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자기개발을 하여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에 사용하시길 기도한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세상의 명예, 인기, 권력 어떤 것에도 연연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자리에서 퇴직 후 더 신실하고 자유롭게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았다. 이번에 우리 교회 은퇴하신 모든 분들도 은퇴에 상관없이 더 화려하게 하나님 기뻐하시는 삶을 사시기를 성원드린다.
한남옥 권사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