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엔
이 가을엔 이런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한 해의 소망이 여문 뒤 그 열매 한 바구니 가득 채워 동네를 돌며 나누고 기쁨에 찬 노래를 합창케 하소서 합창하는 무리 속에 어울려 뜨겁던 태양 거칠던 바람도 기억하며 목 타던 가뭄 끝에 내리시던 빗줄기 축복의 눈물로 쏟게 하소서 넓은 들에 가득한 곡식 나무마다 곱게 영근 열매 가렸던 푸른 치마 벗어 내리고 온몸으로 하늘을 두르고 선 그림을 주신 하나님 앞에 감사의 잔을 바치게 하소서 이윽고 그 푸르던 하늘 내려앉고 빈 들에 어둠이 쌓일 때 낙엽을 밟고 서서 축복과 감사보다 늦은 회개의 깨달음 고하며 엎드려 기도하게 하소서 흰 눈 내린 새벽길 하얀 융단을 밟고 종소리 울리는 교회로 발길 옮기는 꿈 있게 하소서 석정희 집사










